소리는 그림이 되고, 그림은 소리가 된다
음악가 김수철, 50년 회화 작업 첫 공개
《김수철의 소리그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
음악가이자 예술가 김수철이 반세기 가까이 축적해온 회화 작업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 《김수철의 소리그림》이 2월 13일(금)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막을 올린다.
김수철은 1986년 아시안게임 공식 음악 작곡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음악감독,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음악감독을 맡으며 한국 현대사의 주요 국제 행사에서 국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리’로 구현해온 음악가다.
특히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국악이 주도하는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을 직접 작곡·지휘하며,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공존하는 전 곡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품은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제시했다. 이러한 대형 국제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그의 예술적 탐구는 음악을 넘어 회화로까지 확장되었으며, 이번 전시는 그 오랜 사유와 감각의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 소리를 회화로 옮기다
이번 전시는 ‘소리는 그림이고, 그림은 소리다’라는 김수철 작가의 철학을 중심으로, 음악으로 표현해온 자연·우주·일상·생명의 소리를 회화라는 또 하나의 악보 위에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업들을 선보인다. 음악을 단순히 시각화한 것이 아닌, ‘소리의 본질’을 색과 선, 질감과 리듬으로 구현한 회화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특히 《김수철의 소리그림》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음악가 김수철이 아닌, 한 인간이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축적해온 ‘그림 작업’이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음악 활동 이전부터 이어져 온 그의 회화 작업은 유명세 뒤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하나의 독립된 예술 세계로 완성된다.
■ 소리의 본질을 그리다
전시는 ‘시청각의 일체’, ‘가청과 비가청의 공존’, ‘우주적·존재론적 관점’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김수철의 화면에서는 소리가 곧 필획으로 나타나며, 색과 선에는 들리는 소리와 들리지 않는 소리가 함께 공존한다. 작품은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객의 감각과 만나며 진동과 운동, 관계 속에서 의미가 발생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 100여 점으로 펼쳐지는 회화 세계의 지도
전시에는 약 1,000여 점에 이르는 작업 중 100여 점이 엄선돼 소개된다. 자연의 에너지를 푸른 획으로 중첩해 표현한 「소리 푸른」, 인간의 감정과 삶을 질감과 색으로 표현한 「수철소리」, 우주와 외계의 소리를 상상하며 그린 「소리탄생」, 침묵과 근원의 고요함을 묘사한 「소리너머 소리」 등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김수철 회화 세계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소리라는 비물질이 회화라는 물질 언어로 전환되는 새로운 조형 언어의 제안이자, 김수철이라는 예술가의 삶과 세계관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공생과 공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유는 그의 인간상 그대로 작품관으로 확장되며, 관객에게 깊은 감각적 울림을 남길 예정이다.
전시 기간은 2월 14일 ~ 3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