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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아 : 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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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2025년 상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2025. 01. 08 (수) ~ 2025. 01. 13 (월)





1. 전시 개요 

■ 전 시 명: 2025년 상반기 갤러리 도스 ‘시선 너머’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금단아 ‘無-상’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F)
■ 전시기간: 2025. 01. 08 (수) ~ 2025. 01. 13 (월) 





2. 전시 서문

無에 깃든 기운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삶에서 자연에 마음을 기대지 않고 생을 살아가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자연은 존재 자체로 인간에게 풍족함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대상이 된다. 이렇듯 모두가 선망하는 자연을 멀리서 관조하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일 수 있지만 속을 가까이 들여다본다면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인정하는 것들과 달리 수많은 미물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름 모를 잡초나 반려동물의 몸에서 빠져나온 털들, 바람에 휩쓸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낙엽 같은 것들이 모두 그것에 해당할 것이다. 아무런 소리 없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지난한 세월 동안 묵묵히 자라며 성장해 온 자연은 작가에게 산다는 것의 의미와 삶을 잘 운영하는 것의 정의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금단아 작가는 아무 일 없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면 하찮은 것 하나하나가 전부 맹렬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작품을 통해 이러한 기운을 고스란히 전한다. 

 작업은 작가가 손수 터치하는 선들이 모이고 쌓이면서 진행된다. 삶의 매 순간 스쳐 지나가는 보잘 것 없는 무언가에 시선을 보내면서 거대한 세상 속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금 되새긴다. 더불어 틈틈이 몰려왔던 부정적인 생각이 얼마나 작고 나지막한 것인지 생각한다. 스스로 잘 살아온 것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정해진 보상을 원하는 인간의 욕심은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대가를 바라지 않은 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 자연 앞에서 아득해진다. 변화하지 않고 현재를 지속하는 것도, 언젠가 때가 되어 형태를 달리할 때도 자연은 아무 이유 없이 그저 흘러가면서 정해진 또는 정해져 있지 않은 말하자면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로 우리의 눈에 노출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자연의 섭리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자각하여 표현한다. 나아가 개별적으로 의미를 두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애써 드러내려는 고의적 사고방식을 벗어나 본연 그대로의 시각적 양상을 지향한다. 작업 과정에서 그려지고 그어지는 섬세한 선들은 구태여 형식적인 목적을 지니지 않으며 포괄적인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화면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이미지는 거듭 이행한 모든 선의 결과물이 되고 선들은 면적과 크기에 제한받지 않은 채 포개지고 겹쳐진다. 작가는 자연의 깊은 안쪽을 헤아려 저마다 현생을 착실히 살아가는 견고함과 그 속에서 살아있다고 외치는 무수한 파동을 몸소 경험한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작가가 느껴온 고유의 감각이 와닿는 듯하다. 그렇게 차츰 물아일체의 순간에 스며들고 자아와 예술의 조화가 이루어진다.

 작가는 사람들이 대체로 선호하는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의 모습 속 소소하고 미세한 대상에 주목하며 현실에서 겪는 목적성과 의무감, 행위에 따르는 대가와 보상을 뒤로하여 무상의 주체를 예술로써 자처한다. 전체와 부분을 아우르는 작품은 멀리서, 가까이서 함께 관찰할 때 비로소 응집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무상은 작업에서 동음이의어로 존재하며 무(無)는 상이 뜻하는 의미에 깃들어 작가의 궁극적 의도를 뒷받침한다. 모든 것이 순리적으로 흘러가는 자연에 스스로를 투영하여 상념을 비우고 위안을 받는 일은 작업의 중요한 계기이자 인공 수단을 거치지 않은 원초적 철학으로 이어진다. 물질적이고도 영적인 자연의 특성을 여과 없이 비추는 작품은 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여 버티고 자생하는 모든 생명체에 힘을 불어넣으며 온전한 가치를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삶에 서린 무상을 내면 안팎으로 깊이 있게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 











oil on wood, 130.3×193.9cm, 2024










oil on canvas, 130.3×130.3cm, 2023










oil on canvas, 72.7×72.7cm, 2023










pencil on paper, 25×25cm, 2023










oil on canvas, 33.4×53cm, 2024










pencil on paper, 145.4×50cm, 2024








3. 작가 노트

 평화롭고 안온해보이기에 흔히들 초연한 태도를 대자연에 빗대어 생각하지만 표면적인 모습과는 달리 그 속은 어떤 생명체보다 살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격변하는 삶 속에서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그저 물과 산처럼 흐르는대로, 살아지는대로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매 순간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처럼 ‘흐르는대로, 살아지는대로’는 들여다보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치열한 상태가 아닐까. 그렇게 오롯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대자연의 치열함에서 오는 힘은 인간이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며 온 마음을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그 에너지를 포착하고 화면에 담아낸다.

 가는 선으로 큰 화면을 채우는 일은 나의 존재와, 내가 하는 행위와 생각들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닫게 한다. 또한 끊임없는 선택과 책임, 후회, 불확실성, 잘 살고자 하는 목적성에서 오는 모든 스트레스를 초월하는 순간으로 안내한다. 아무런 대가나 보상 없이 그저 그렇게 당연하게 변화하고 흘러가고 존재함에 따라 삶과 죽음이 자연스레 연결되며 집착이나 두려움 따위도 없는 자연과 같은 모습으로, 어떤 대상(물체)을 구현하고 의미를 부여해 전달하려는 압박에서 벗어나 그리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형태의 구현에 목적을 두지 않는 선들이 반복적으로 모여 화면을 구성하고 선의 길이, 굵기, 진하기, 일정함의 여부에 따라 정적이기도, 활기차기도 한 추상적인 화면이 드러난다.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면 선의 흐름이 산 능선 같기도, 숲을 이루는 빽빽한 나무같기도, 흔들리는 풀숲 같기도 하다. 작은 선들이 모인 화면은 자연과 닮아있다.
연필에서 붓으로 옮겨간 선들은 크기와 형태가 자유로워지고 색채가 더해지면서 확장된다. 기름이 마르기 전 붓으로 긁어낸 자리를 또 다른 선이 침범하고 서로 섞이며 선의 소멸과 생성이 반복된다. 연필선의 반복이 멀리서 바라본 담담한 자연의 모습으로 다가왔다면 중첩되는 붓질은 그 속의 치열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선을 긋는 동안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그 행위는 무상(無償:어떤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음.)의 성격을 띠게 된다. 불규칙한 가는 선들을 반복하면서 대상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반대로 화면에 발산하다보면 무상(無常:모든 것이 덧없음.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함.)의 태도로 삶을 마주하게 되면서 현실에서 벗어나 잠깐이나마 위로를 얻는다. 그렇게 더 나아가 선 하나하나를 빽빽이 모아 화면을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며 빠져들었던 무상(無想:마음속에 아무런 상념이 없음.)의 상태가 다시 한 번 반복되고, 그 에너지가 집약된 화면은 무상(無相:모든 사물은 일정한 형상이 없음.=空)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4. 작가 약력

금단아│KEUM DAN AH
E-mail. danahkeum@gmail.com
Instagram. @nadandraw

2020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5 無-상, 갤러리 도스, 서울

단체전
2021 In to SUWON, 북수원 도서관, 수원
2019 [STAF]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스타트업 아트페어, 갤러리밈,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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